250쪽. A5 국판, 깨끗함

민족수난사의 한 장인 우키시마호 사건을 배경으로 한 김영주 장편소설.
작가는 수천 명의 동포들이 물설고 낯설은 일본 땅에 왜 와 있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이 소설을 출발시키고 있다. 징용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들의 삶을 리플레이시키며, 함경도에서, 경상도에서, 전라도에서, 일본행 배를 타고 일본으로 끌려오는 그들을 조망한다.

역사의 사생아가 된 히미코는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 한국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다가 징용으로 끌려온 진우. 둘은 우키시마호에 오르기 전에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 정신대로 끌려온 영조. 고국으로 가기 위해 우키사마호에 오른 그들은 찜통더위와 악취에도 밝게 웃는다. 그러나 마이즈루항에서 우키시마호는 운명을 맞이하고 마는데….

일제라는 불가해한 힘 앞에 삶을 처참하게 유린당한 그들. 그들은 이국의 갱도로 들어가서 곡괭이로 땅을 파고 거기서 살아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온갖 공사현장에서 그들은 가축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삶을 일본에 저당 잡혀야 했다. 작가는 징용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그들의 삶, 그 아픈 서사를 냉정하고도 아름답게 잘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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